오늘날 하늘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은 많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려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분과 함께 기뻐하길 원하지만, 그분을 위해 무슨 일이든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은 역경이 생기지 않는 한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많은 사람은 예수님으로부터 위로를 받는 한, 그분을 찬양하고 송축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스스로를 숨긴 채 잠시 동안이나마 그들을 떠나시면, 그들은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하거나 깊은 실의에 빠집니다. 그러나 특별한 위로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예수님을 위하는 마음으로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편안한 상태에 있든지 격심한 환난과 고뇌 가운데 있든지, 주님을 송축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들을 위로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에도, 그들은 언제나 그분을 찬양하고, 항상 그분께 감사를 드리기 원합니다. 자기 이익이나 자기 사랑과 섞이지 않은, 예수님에 대한 순수한 사랑은 얼마나 강력한 힘이 있는지요!

언제나 안락함을 추구하고 있는 사람을 그리스도보다는 그들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기꺼이 하나님을 섬기려는 사람은 과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저 멀리 땅 끝에서 온 진주보다 더 값진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십시오. 그리하면 그대는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거룩한 십자가의 길과 날마다 우리가 죽는 것 이외에는 생명에 이르는 길, 참된 내면의 평화에 이르는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고 싶은 곳이면 어디든지 가보고, 하고 싶은 일이면 무엇이든 해보십시오. 거룩한 십자가의 길보다 더 높은 길을 찾을 수 없고, 그보다 더 안전한 길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대의 뜻과 판단에 따라 모든 일을 처리하고 정리해보십시오. 그러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고난이라는 것은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십자가를 발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도처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든지 십자가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어디로 가든지 그대 자신을 데려가는 것이며, 위로 가든 아래로 가든, 밖에 있든 안에 있든, 어느 방향으로 몸을 돌리든지, 십자가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기쁘게 십자가를 진다면, 비록 이 땅에는 그런 곳이 없지만, 고통이 끝나는 곳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억지로 십자가를 진다면, 스스로 새로운 짐을 만들어 부담을 늘리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짐을 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설사 하나의 십자가를 떨쳐버린다 하더라도, 분명히 또 다른 십자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며, 어쩌면 그것이 더 무거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을 그대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어떤 성도가 면제를 받았습니까? 예수 그리스도조차 그렇지 못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그대는 거룩한 십자가의 길, 곧 왕도가 아닌 다른 길을 찾으려고 합니까?

그리스도의 전 생애가 십자가였습니다. 사람이 영적으로 성숙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무거운 십자가와 만나곤 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함께 배척받았다는 슬픈 감정도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가 자신을 기꺼이 고난에 내어맡기는 동안에, 그 모든 짐이 하나님의 위로를 믿는 믿음으로 바뀌게 되기 때문입니다. 괴로움으로 쇠약해질수록, 영은 내적인 은혜로 더욱 강해지는 법입니다. 이것은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은혜입니다. 세상과 육신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믿음으로 무장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 표시를 갖고 있으면, 그대의 대적인 마귀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대는 그리스도의 선하고 신실한 종이 되어, 사랑으로 말미암아 그대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처럼 당신의 십자가를 담대하게 지십시오. 주님의 친구가 되어 그분과 관계를 맺고 싶다면, 용감하게 주님의 잔을 마십시오. 위로의 문제는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그분이 자신을 기쁘시게 하는 뜻에 따라 행하시게 하십시오. 하지만 그대는 스스로 환난을 당할 채비를 갖추고, 그것을 가장 큰 위로로 생각하십시오. 이생에서의 고난은 장차 올 영광과 비교할 만한 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장차 이런 경지에 이르게 되면, 저 환난이 감미롭게 보일 것이고 그리스도를 위해 그것을 즐기게 될 것입니다. 그대는 이 땅에서 낙원을 찾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리스도를 본받아»(포이에마, 2012)에서 발췌했습니다. 쟁기출판이 발간한 사순절 영문 묵상집 Bread and Wine에도 실렸습니다.